2편에 이어서..

카페에서 저녁 9시까지 혼자 구경하면서 놀다가

저녁약속시간이 다되어어 다시 숙소로 돌아와

UEFA EURO 2008 축구경기를 보러나섰다.





여행기 2편에서 본 성당,교회 야경사진이다.

옛날 건물들에는 거의 이렇게 조명을 하여야경이 멋있게 해놓았다.



역시 점심식사가 너무 늦었던 탓일까?

아무도 배가 고프지 않아서, 포도주와 맥주를 시켰다.

나는 맥주도 배가 불러서 포도주만..




벌써 경기시간이 2시간 정도 남았지만

사람들이 벌써 모이고 있었다.

상당 자리는 벌써 예약으로 잡혀 있었다.



드디어 경기 시작.

낮에 본 스크린에서 프로젝터로 보는 축구경기는

초여름 저녁밤 야외에 처음 경험해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전반전이 어느 정도 지나자 한두방울 내리던 빗방울이 굵어져서 실내로 옮겼다.



낮에부터 와서 낯을 익힌 카페주인과 친구들이다.

이 카페 이름은 파파라치이며 포토카페였다.

낮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사진을 찍어서 뽑아 주었었다.

가게 안에 들어와 보니 컴퓨터와 후지필름의 소형 인화기기 있었다.

손님들 사진을 이렇게 찍어서 선물로 주는 게컨셉인 모양이다.

아제리인들이 중동쪽에 가까운 얼굴을 하고 있다면,

그루지아 사람들은 유럽쪽에 가까운 얼굴을 하고 있다.




후반들어 다시 비는 그치고 경기는 히딩크의 러시아가 선전하고 있었다.

이 날 러시아를 응원한건 아마 내가 거의 유일 했을거다.

구 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이 러시아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탓도 있지만,

이 나라의 독립후 역사와도 연관이 있지 않나싶다.

잠시 그루지아 역사를 살펴보면,

2003년 11월에 장기집권을 회책하기 위한 집권 여당의 의회선거 부정에 저항하여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 소련외상 출신 세바르드나제 대통령이 하야를 하게 되었다.

당시 수십만 군중들이 손에 장미 한 송이씩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쳤기 때문에 이 사건을 '장미혁명’이라고 부른다.




[후반전은 이렇게 화이트와인과 치즈로 시작했다.ㅋㅋ..]

다시 역사를 보면 세바르드나제 대통령에 대한 신임을 묻는 총선이 실시됐지만

여당인 신그루지아 연합이 광범위한 부정을 저질렀다고

야당세력이 반발하면서 시작된 무혈혁명인 장미혁명(=벨벳혁명)은

세바르드나제의 측근인 드자파리제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총선 부정을 시인했다.

그러자 반정부시위대 3만여 명이 의사당 광장에서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의사당을 점거하였다.

세바르드나제는 연설을 중단하고 피신했고 장미혁명을 통해 2004년 초, 미국 유학파이면서

친미적인물인 사카슈빌리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미국은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축하사절로 보내기도 했다.

(미국의 조지소로스 재단이 그루지아 독립에 관여한 얘기가 있는데 그것까지 하다보면 너무길어져서 생략...)

2005년5월에는 부시 대통령까지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 기간 중 갑자기 그루지아를 방문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여기서 춤을 추고 생쑈-댄스외교라고도 하지만-를 했는데 사실은 그때 수류탄 투척으로 죽을뻔 하였다.

불과 30m 앞에 떨어진 수류탄 불발으로..이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2006년 암살기도범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때 수류탄이 터졌다면 세계 역사는 또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르겠다.




[저녁을 안먹어서 그런지 밤 12시가 넘어가니 배도 출출했다.

멕시칸 고추와닭고기 요리를 프랑스풍으로 한 요리인데 맛이 정말 훌륭했다.]

하지만, 그루지아의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것과는 달리

아제르바이잔의 선거 과정에서는 미국의 이중적인 대외정책의 잣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루지아와 국경을 접한 이웃 나라인 아제르바이잔에서는 그루지아보다 사흘 먼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이 선거에서 대통령인 아버지를 이은 아들 알리예프가 부정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곳에서도 선거를 감시한 공정선거 감시단이 선거가 부정이라면서 재선거를 주장했다.

그루지아의 선거에 대해 보인 태도와는 대조적으로 미 정부는 이를 묵살하고 

곧바로 아들 알리예프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미 정부의 성명이 나간 뒤, 곧바로 알리예프는 야당의 지도자들을 체포하는 반민주적 폭거를 자행했다.

미국 정부가 알리예프 일가의 집권을 감싸준 이유는 다름 아닌 알리예프 일가의 굳건한 친미성 때문이다.

반면 세바르드나제 정권이 축출된 이유는 친러시아적 성향 때문이었다.

미국의 양면성을잘보여주는 사례인것 같다.

어쩌면 쇠고기로 시작한 한국의 작금의 사태도 결국은 철저히 미국의 이익으로 계산되고

그 결과에 따라서 미국은 행동할 것이다.

어쨌든 일방적인 네델란드 응원을 펼쳤지만,

히딩크가 3:1로 이기고 다시 2002년 월드컵처럼 4강에 올랐다.




여담이지만 그루지아 여성흡연율은 아마 세계 최고가 아닐까 한다.

우리가 있던 곳이 우리나라로 치면 청담동, 압구정동쯤 되는 것 같은데,

정말 대부분의 여자들이 담배를 피고 있었다.

도리어 남자들이 적게 피는게 아닌가 싶다.

아제르바이잔에서는 여자가 담배를 피는 사람이 드물지만,

이런 공공장소에서 피는 것은 더더욱 상상도 못하는데

바로 이웃한 나라에서는 완전히 다른 문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젊은 여자뿐 아니라 중년의 여자들도 식당등에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면서 식사나 얘기를 나눈다.

언젠가 이곳 사람과 그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다.

어떤 사회적인 배경이 있는지 궁금하다.




경기는 끝나고 비록 응원하는 팀은 달랐지만 모두 같이 경기를 즐기고

작별인사를 나누고 그루지아 시간으로

새벽 1시 반경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거의 떠나지 않고 얘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내일이 일요일이라 그런가 여기서 아예 밤을 새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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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여행기를 넘겨야 겠다.

응원이야기가 한편이 될줄이야.. 역사 얘길 너무 했나보다.

내일은 그루지아 반나절 여행 패키지를 예약해놓았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나서야 한다.

그럼 여행기 4편을 기약하며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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